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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드라마 '김부장' 리뷰

NasNas 2026. 8. 16.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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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지섭 주연 드리마 '김부장' 포스터
SBS 드라마 '김부장' 포스터

한국판 '테이큰'? 화재의 드라마 김부장 기본정보

소지섭, 최대훈, 윤경호 등 쟁쟁한 캐스팅으로 화재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김부장'을 시청했습니다. SBS 금토 드라마로 2026년 6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공식 작품 소개글을 보면 '세상에서 가장 평범한' 아빠가 하나 뿐인 딸을 되찾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가 되어 싸우는 아빠 유니버스 복수 액선 드라마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금토 저녁 9시 50분 방영되고 총 10부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안경 쓴 아저씨는 건들이지 말자'라는 소개글이 있는 원작 웹툰 김부장과 과연 어떻게 다르게 각색했을지 또한 감상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세상 어디에나 있는 평범한 아저씨

상생 저축은행에서 근무하는 김부장(소지섭)은 선한 얼굴로 누구보다 아침에 먼저 출근하는 성실한 직장인입니다. 근무하는 은행의 부지점장의 소소한 횡령을 무안하지 않게 말하지만 돌아오는건 타박뿐이라도 허허실실, 퇴근길 양아치를 만나도 그저 좋게좋게 넘어가려는 동네 아저씨입니다. 그에게는 홀로 키우고 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민지'가 있는데 사춘기에 접어든 딸과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아 고민합니다. 그의 친구들도 매우 평범해 보입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성한수(최대훈)과 게임을 좋아하는 해병대 출신 박진철(윤경호) 평범한 일상 속에서 너무나 흔하게 보이는 '안경 쓴' 아저씨들입니다.
심지어 아빠 권력을 등에 업고 약하다 생각되는 친구에게 폭언을 일삼고 무리지어 다니며 괴롭히는 혜리와의 분쟁으로 학교에 불려온 아빠 김부장은 혜리의 아빠 주강찬 앞에 무릎을 꿇으며 죄송하다 말하기까지 합니다. 딸 민지는 혜리 아빠가 대단한 사람이라 그러냐며 자신을 믿어 주지 않는 아빠에게 원망스러운 마음을 표현하고 그런 딸에게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하고 무뚝뚝하기만 합니다. 
우리 아빠, 동네 아저씨같던 그들의 진짜 모습은 김부장의 딸이 학교 폭력을 당하는 과정에서 납치를 당하자 밝혀집니다. 세상 호구같은 줄로만 알았던 김부장은 사실 북에서도 인정받는 최고의 공작원이었습니다. 김부장은 죽은 아내의 마지막 부탁, 딸 민지의 아빠로 살아달라는 부탁을 떠올리며 필사적으로 딸을 찾아 나섭니다. 처음 찾은 실마리는 딸이 이미 죽었고 그 시체를 잘 처리했다는 메시지였고 김부장은 망연자실하지만 경찰서에서 증거목록으로 수집돼 있던 딸의 폰이 울리자 발신자를 찾기 위해 다시 나섭니다. 

 

셋이 뭉치면 천하무적

김부장은 믿을 수 있는 동료 한수와 진철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아저씨인줄 알았던 한수는 발차기로는 따라올 자가 없는 태권도 국가대표였습니다. 게임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진철은 엄청난 내구도를 자랑하는 육체로 웬만한 충격에는 흠집이 가지 않고 각종 무기를 모두 잘 다루는 군인이었습니다. 한수가 가지고 있는 첨단 장비를 이용해 민지가 있는 곳이 부두라는 것을 알아낸 셋은 민지를 구하러 달려갑니다.

하지만 위기는 딸의 목숨이 위기에 달린 것뿐만 아니었습니다.그동안 철저하게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살아왔던 김부장이 더 이상 숨을 생각이 없는 듯 행동하기 시작하면서 평범한 은행원 김부장은 사라지고, 딸을 찾기 위해서라면 누구와도 맞설 수 있는 전직 공작원 김부장이 등장합니다.

이야기는 여러 갈래의 갈등상황이 전개되는데 주학건설 회장 주강찬과의 딸을 가진 아버지로서의 갈등과 간첩이라면 치를 떠는 특수임무국 땅강아지가 김부장을 저지하기 위해 끼어들면서 발생하는 갈등, 또 어린 시절 모진 훈련을 같이 겪었지만 함정에 빠져 잃어버린 진짜 66의 동생과의 갈등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딸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김부장을 위협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임국은 주강찬의 별장으로 잡혀간 민지를 빼돌려 특임국으로 데려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눈치챈 세 아저씨는 각자 특임국에 잠입해서 파괴적인 능력을 이용해 딸을 구해내고 김부장은 자수합니다. 하지만 이런 김부장을 이용할 생각뿐인 특임국은 망명을 신청한 북한의 고위직 '리응령'을 경호하라는 임무를 내립니다. 

한편 김부장에게 호되게 당한 주강찬은 반성하지 않고 또다시 복수를 계획합니다. 이 과정에서 김부장이 평범한 은행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되고 돈에 눈이 먼 차관에게 김부장과 리응령에 관한 정보를 입수해 이를 북한에 흘립니다. 주강찬은 성한수의 아들, 박진철의 딸을 인질로 삼아 김부장에게 복수하려는 치졸한 계획을 세우지만 셋을 결국 위기를 극복하고 아이들을 구해냅니다.

리응령은 과거 공작원들을 배신하고 작전 정보를 남한에 흘려 코드네임 66을 죽게만든 사람이었습니다. 김부장은 66의 동생에게 곧 복수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말을 지켜 병원 입원 중이던 리응령을 빼돌려 66의 동생에게 넘깁니다.

원작 웹툰과는 얼마나 다를까?

원작 웹툰 김부장을 알고 있는 분이라면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각색했는지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저도 드라마를 재밌게 본 후 웹툰까지 찾아서 읽어보았습니다. 원작의 김부장이 보여주는 강렬한 액션과 압도적인 전투 능력이 돋보였습니다. 딸을 잃어버리고 찾는다는 기본 스토리는 동일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가족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중심에 놓으며 김부장의 인간적인 면을 강조합니다.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싶었던 남자가 왜 자신의 과거를 숨겨야 했는지, 왜 아내의 마지막 부탁을 그렇게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에 액션뿐만 아니라 김부장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에도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원작을 보지 않은 시청자도 크게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고, 원작을 알고 있는 시청자라면 '이 설정을 이렇게 바꿨구나' 하는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원작 웹툰에서는 딸을 찾는 이야기는 서론에 불과할 정도로 짧게 끝납니다. 주강찬의 역할도 드라마처럼 여러가지 악행을 더 저지르기 전에 한낱 조연처럼 사라져버립니다. 민지 사건은 '이도규'와 같은 세계의 강자들을 만나게 되는 도입부에 불과하다는 느낌이 강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부성애가 있는 아빠, 김부장의 이야기로 한 시즌을 모두 편성했습니다. 백호 인력에 면접을 보러가는 모습은 웹툰에도 나오는데 다음 시즌이 있다는 떡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액션과 개그를 모두 잡은 드라마

드라마 '김부장'을 보고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역시 평범함과 비범함의 간극이었습니다. 처음 등장하는 김부장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직장인 아저씨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회사에서는 상사의 눈치를 보고, 딸에게는 잔소리를 듣고, 괜히 다른 사람과 싸우기보다는 좋게좋게 넘어가려 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테이큰'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복수극을 기대하기보다는 조금 답답할 정도로 평범한 아버지의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런데 딸이 납치된 이후 김부장의 진짜 모습이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평소에는 자신을 낮추고 살아가던 사람이 딸을 지키기 위해 더 이상 과거의 자신을 숨기지 않기로 결심하는 순간부터 이야기에 속도가 붙습니다. '힘을 숨긴 평범한 아저씨'라는 설정은 익숙하지만, 그 힘을 사용하는 이유가 거창한 정의가 아니라 딸 하나를 지키기 위해서라는 점​에서 김부장이라는 캐릭터에 조금 더 감정이입할 수 있었습니다.

소지섭의 연기도 이런 캐릭터의 장점을 잘 살렸다고 생각합니다. 평소의 김부장은 말수가 적고 어딘가 어설퍼 보이지만, 과거의 공작원으로 돌아가는 순간 눈빛과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오히려 딸을 걱정하는 모습이나 아내의 마지막 부탁을 떠올리는 장면에서 감정이 더 크게 전달됩니다. 액션 장면에서 보여주는 냉정한 모습과 딸 앞에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아버지의 모습을 한 사람이 연기한다는 점도 재미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세 아저씨의 조합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김부장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방식이었다면 자칫 뻔한 원맨 액션물이 될 수도 있었는데, 한수와 진철이 함께하면서 이야기에 유머와 활력이 생깁니다. 겉으로는 태권도장 관장과 게임을 좋아하는 아저씨인데 알고 보면 각각 엄청난 능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설정도 '김부장' 특유의 반전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셋이 함께 움직이는 장면에서는 진지한 상황에서도 묘하게 웃음이 나오는 순간들이 있어 액션물의 무거움을 적절하게 덜어줍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후반으로 갈수록 김부장 한 사람의 딸을 찾는 이야기에서 특임국, 북한 공작원, 배신과 복수 등으로 이야기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초반에 보여줬던 '평범한 아빠 김부장'의 이야기가 조금 희석되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여러 갈등을 한꺼번에 보여주다 보니 일부 인물이나 사건은 충분히 설명되지 않은 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는 듯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김부장'은 단순히 소지섭의 화려한 액션만 보는 드라마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드라마의 핵심은 세상에서 가장 평범했던 아버지가 딸을 지키기 위해 가장 위험한 사람이 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웹툰이 김부장의 압도적인 전투력과 액션에 초점을 맞췄다면 드라마는 그 힘을 가진 사람이 왜 평범하게 살아가려 했는지를 보여주는 데 조금 더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원작을 몰라도 충분히 재미있게 볼 수 있고, 원작을 알고 있다면 익숙한 캐릭터와 설정이 드라마에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 백호 인력에 면접을 보러 가는 장면은 앞으로 또 다른 사건이 시작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듯해 개인적으로는 꽤 기대가 됐습니다.

화려한 액션을 기대하고 시작했지만 결국 기억에 남은 것은 액션보다 딸을 지키고 싶어 하는 한 아버지의 마음이었습니다. 평범한 아저씨인 줄 알았던 김부장이 사실은 누구보다 위험한 사람이었다는 반전, 그리고 그 위험한 사람이 다시 총과 무기를 들게 된 이유가 결국 가족이었다는 점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테이큰'처럼 시원한 액션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도 한 번쯤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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