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부하지 않은 로맨스 영화
드라마 <나의 해방 일지>, 영화 <범죄도시 2>등 여러 분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손석구가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한 덕분인지 최근 여러 OTT 사이트에서 눈에 띄는 영화입니다. 정가영 감독은 <비치 온 더 비치>, <밤 치기> 등의 필모그래피를 가지고 있고 여성의 욕망에 대해 솔직하게 표현하기로 유명합니다. 특히 섹스와 술을 주제로 한 영화를 주로 제작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영화에서도 섹스에 대한 거침없는 대화가 드러납니다. 저는 물론 손석구 배우를 보고 시청을 고민한 부분도 있지만 영화 <콜>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전종서 배우가 출연해서 시청을 결심한 영화였습니다. 로맨틱 코미디 영화는 <첫 키스만 50번째>와 같은 형식의 진부할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장르라 시청을 몇 번 망설였는데 끝까지 보고 나니 식상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였습니다.
외로운 게 싫은 여자와 연애가 잘 풀리지 않는 남자
남자 주인공 박우리(손석구)에 대해 먼저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서른셋이 된 우리는 하는 연애마다 족족 실패합니다. 직전의 연애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회복하기도 전에 섹스 칼럼을 써야 하는 미션을 받습니다. 완강한 편집장의 태도에 반항다운 반항을 해보지 못하고 칼럼을 쓰기 위해 데이팅 어플을 설치하고 가입합니다. 여자 주인공 함자영(전종서)은 스트레스받는 연애는 싫지만 또 연애를 하지 않으니 너무 외로워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연애는 싫지만 외로운 것도 싫어 데이팅 어플을 설치하고 우리를 만나게 됩니다. 둘은 첫 만남에 함흥냉면을 먹으며 밍밍하고 싱거운 맛에 먹는 둥 마는 둥 하고 바로 모텔로 들어갑니다. 아무 맛도 느낄 수 없었던 함흥냉면과 같이 둘의 첫 만남도 싱거웠습니다. 자영과 한 번 만나고 작성한 칼럼은 생각보다 반응이 괜찮습니다. 편집장은 시리즈로 연재할 것을 제안합니다. 연재를 하기 위해 우리는 자영과 만남을 이어갑니다. 자영과의 만남은 항상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화가 재미있습니다. 둘은 대화 속에서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는데 연애는 없어도 로맨스는 필요하다는 사상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남이 쌓여갈수록 우리와 자영은 서로에게 빠져들게 됩니다. 관계가 지속될수록 추억이 만들어지고 더 가까워졌고, 우리는 자영을 주제로 한 칼럼에 대해 먼저 털어놓아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막막하고 또 회사에 연재를 중단하겠다고 말하기도 쉽지 않아 털어놓는 것을 미루게 됩니다. 놀이동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자영이 먼저 그 칼럼을 읽게 됩니다. 자영은 우리가 둘의 사이를 두고 글을 써 사람들의 가십거리로 삼은 것에 실망하고 떠나버립니다. 1년 후 우리는 명절에는 함흥냉면을 먹는 자영을 만나기 위해 함흥냉면 가게로 찾아갑니다. 이전과 다르게 우리는 함흥냉면 맛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연애는 피곤하지만 연애 없이는 외로운 현실 로맨스
연애라는 것도 사람과의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만한 관계의 시작과 유지는 에너지를 많이 소모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고 또 열정적으로 다투기도 해야하기 때문에 연애는 피곤한 것입니다. 하지만 혼자라는 사실은 사람을 외롭게 만듭니다. 이런 양면성을 영화에서도 현실감 있게 보여줍니다. 두 주인공은 연애에 대한 환상을 덜어내고 지극히 현실적인 이유로 만남을 이어갑니다. 그러다 둘만의 일을 대중에게 공개해 가십거리로 삼는 일로 상처받고 싸웁니다. 비현실적인 싸움의 이유가 아니라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은 보통의 사람들도 충분히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꼭 인터넷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둘만의 은밀한 이야기를 털어놓고 그것이 가십거리가 되어 당사자의 귀에 들어가는 것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유가 어쨌든 당사자는 상처받을 테니까요. 우리와 자영이 다시 만나는 것도 거창한 이벤트나 특별한 사건이 없습니다. 그저 함흥냉면을 먹으며 다시 재회합니다. 지극히 현실적인 내용의 로맨스 영화인데 주인공의 이름 '박우리'와 '함자영'이라 노골적으로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물론 현실을 판박이처럼 옮겨 담을 수는 없겠지만 로맨틱 코미디 영화 중에서는 현실적이라 식상하지 않게 재미있게 봤습니다.
'각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코미디 영화지만 웃을 수 없는 영화 <돈 룩 업(Don't Look Up)> (0) | 2022.08.07 |
|---|---|
|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2019)> (0) | 2022.08.05 |
| 시간이 전부인 세계 <인타임> (0) | 2022.08.03 |
| 밀양 청소년 사건을 바탕으로 한 <한공주(2014)> (0) | 2022.07.31 |
| 인생 이모작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영화 <인턴(2015)> (0) | 2022.07.25 |
| 고전 명작 <굿 윌 헌팅(1997)> (0) | 2022.07.24 |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 (0) | 2022.07.23 |
| 따뜻한 로맨스를 그린 <어바웃 타임> (0) | 2022.07.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