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작가 하타시와 세이고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하였으며 해당 희곡은 소설로 각색된 적이 있고 2012년 한일연극교류협회의 낭독공연으로 공연된 적이 있는 학교 폭력을 다룬 영화로, 스스로 몸을 던진 한 학생이 남긴 편지에 가해자로 지목된 4명의 이름과 그들의 부모들이 이를 은폐하려는 추악한 모습을 다룬 영화입니다.
네 명의 학생과 그들의 부모
한 명문 고등학교에서 강한결(성유빈)의 아빠 강호창(설경구), 도윤재(정유안)의 아빠 도지열(오달수), 박규범(박진우)의 조부모 박무택(김홍파)과 그의 아내(남기애), 정이든(정택현)의 엄마(이미은)를 학교로 부릅니다. 네 명의 학생들의 부모는 저마다 자신의 자녀들에 대한 자랑스러움이 가득해 보이지만 이들이 모이게 된 이유는 학교 근처 호수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김건우(유재상)가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에 자녀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건우의 마지막 편지를 받은 교사 송정욱(천우희)은 건우가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라고 판단하여 교장선생님에게 편지의 내용을 알렸고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았던 이들 네 학생의 부모가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의 자녀가 학교 폭력의 가해자였고, 한 학생과 그의 가족을 비극으로 빠지게 만들었음을 인지했지만 이들은 '내 자식은 가해자가 아니다'라는 태도로 진실은 외면하고 자식들을 감싸기 바쁩니다. 심지어 이들은 편지 존재 자체를 없애버리고 기숙사에서 건우의 폰을 훔쳐 증거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며 학교 폭력의 목격자를 만나 위증하도록 회유합니다. 이 과정에서 도윤재를 비롯한 가해자들이 지독하고 잔인하게 건우를 괴롭혔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들의 잘못을 외면하고 오히려 자신의 자식들의 앞날에 문제가 생길까 더욱 치밀하게 모든 증거를 없애려고 노력합니다. 또한 결국 생을 마감한 건우를 애도하기 위해 영구차로 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돌고자 했으나, 이마저도 학교와 가해자 부모들에 의해 저지됩니다.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결말 포함)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정욱과 건우 엄마는 사건을 공론화 하고 재판으로 가해 학생들이 처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합니다. 하지만 도지열은 무택과 이든 엄마를 회유해 강한결 혼자 학교 폭력을 주도한 것으로 사건을 몰아가고 나머지 학생들은 빠져나가려는 또 한 번의 비열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죄수복을 입은 아들을 구하기 위해 호창은 다시 증거를 모으고 증인을 찾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은 강한결이 도윤재 무리의 괴롭힘을 받아온 피해자였다는 것입니다. 학교에서 멀리 떨어진 슈퍼에 항상 다친 모습으로 찾아와 약을 사 갔고 혼자 치료하는 모습이 안쓰러웠다는 슈퍼 주인의 증언에 호창은 분노합니다. 하지만 자신이 스스로 없애버린 증거는 다시 되돌릴 수 없고, 유일한 증인은 도지열을 비롯한 나머지 학부모들에게 사주를 받아 위증을 합니다. 가해자인 줄 알았던 아들이 사실을 모진 폭력의 피해자였다는 사실에 이를 악물고 재판을 뒤집을 증거를 찾던 호창은 증인과 차에서 가해학생들의 부모에게서 돈을 받기로 했다는 사실을 블랙박스에 녹음하고 증언을 무효화시킵니다. 그리고 누명을 쓸 뻔한 아들을 구해 냈고 건우의 엄마에게 사과를 하면서 평화로운 결말로 마무리될 것 같았습니다. 호창은 슈퍼 주인에게 아들이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알려주어 고맙다며 사례를 하는데 슈퍼 할아버지가 건우가 호수로 몸을 던질 때 새 같은 것이 시끄럽게 해서 아이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섬뜩한 생각에 호창은 한결이 두고 간 드론에 녹화된 영상을 확인합니다. 최초의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한결은 건우를 대신 희생양으로 삼아 폭력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한결 대신 폭력에 시달리던 건우가 호숫가 절벽에 서자 쫓아와 몸싸움을 벌입니다. 그리고 드론을 이용해 건우를 호수로 밀어버립니다. 충격에 빠진 호창은 드론과 메모리 카드를 건우가 빠진 호수로 던져버리며 영화가 끝납니다.
학교 폭력에서 학부모들의 모습을 그린 영화
그동안 학교 폭력과 관련된 영화는 많았지만 대부분 피해 학생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거나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의 관계성에 초점을 맞춘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독특하게 학교 폭력이 발생한 상황에서 가해자들의 부모와 피해자의 부모의 모습을 중점적으로 그리고 있으며 그들 사이에서도 발생하는 권력관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이 영화에서 가장 악한 모습을 보이며 종잡을 수 없는 모습을 보이는 도지열은 자녀인 도윤재가 학교 폭력 가해자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다른 학부모를 선동하여 강호창을 따돌리고 강한결에게 모든 누명을 씌우는 행동을 보여줍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누군가를 따돌려 이득을 취하는 악랄한 모습과 상처받은 강호창의 모습에서 아이들 간의 권력관계가 어른들에게서도 나타나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영화가 전개되는 내내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저지른 끔찍한 폭력행위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지 않고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자녀의 장래에 오점이 될 수 있는 해프닝이라고 생각할 뿐입니다. 강호창 역시 자신의 자녀가 피해자가 아니었다면 과연 건우 엄마에게 사과를 했을까요? 마지막에 호창이 증거물인 드론을 호수에 버리는 모습을 보면 그 역시도 아들의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의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괴물같은 아이들과 그 아이를 키우는 악마와 다름없는 부모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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