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리뷰 / / 2022. 7. 14. 20:37

모가디슈 : 남과 북에도 동포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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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가디슈
모가디슈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모가디슈

모가디슈는 <베를린>, <베테랑>, <부당거래> 등으로 유명한 류승완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1991년 모가디슈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이 모티브가 되었습니다. 한국 영화 중 드물게 외교공관의 철수를 주제로 합니다. 이 영화는 촬영 당시 소말리아로 출입국이 불가능하여 '모로코' 서부의 '에사우이라'라는 항구도시에서 촬영하였습니다. 에사우이라는 항구도시로 번영을 누리고 옛 시가지에 있는 메니다 유적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1990년대에 우리나라와 북한은 UN에 가입하기 위해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의 도움이 필요한 시기였습니다. UN에 가입하지 않아 제대로 된 국가 취급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에 더 많은 나라와 수교하기 위해 외교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러나 1991년 1월 소말리아 모가디슈에서 내전이 발생했고 반군이 모가디슈를 장악하게 됩니다. 혼란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대사관 직원들과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모가디슈에 갇히고 맙니다.

뻔한 듯 뻔하지 않은 동포애

이 시기는 남과 북의 관계가 상당히 경직되어 있던 때입니다. 언제 전쟁이 다시 터져도 이상하지 않았고 북한은 심지어 88 올림픽에 출전조차 하지 않던 시기입니다. 사실 그동안 남과 북의 끈끈한 우정을 담아낸 영화는 꽤 많았고 분단 상태로 오랜 기간 있었기 때문에 막연히 우리는 한 민족이고 남과 북은 동포애가 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그러나 남과 북의 '대사관 직원들'이라는 특수성과 뻔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도록 신파를 최대한 배제한 담백한 진행이 다른 영화들과의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UN에 가입하기 위해 모가디슈에 파견된 한신성(김윤석) 대사를 비롯한 한국 외교관들은 88 올림픽에서 소말리아가 등장하는 장면이 녹화된 테이프를 챙기는 등 소말리아 정부와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소말리아 정부 관계자를 만나러 가던 도중 무장 단체에게 공격받아 그 테이프를 빼앗기고 시간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됩니다. 남한의 한신성 대사는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간 이 일의 원인이 북한 측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남과 북의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집니다. 하지만 소말리아의 내전에서 반란군이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상황이 급격히 나빠집니다. 무장한 반란군들이 독재 정부에 협력했던 외국 대사관들에 적대적이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합니다. 설상가상으로 통일 소말리아 회의 수장 아이디드는 각국 대사관으로 정부군의 편인지 자신들의 편인지 선택하라는 팩스를 보냅니다. 진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내전 상황에서 강대진(조인성) 참사관은 소말리아 경찰서에서 뇌물을 주고 무장 경비인력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 북한 대사관의 상황은 남한보다 심각했는데 자신의 정보원이 사실은 무장 반군 단체였고 식량, 가전제품 등 털어갈 수 있는 것은 몽땅 털어가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되자 북한의 림용수(허준호) 대사관은 밖으로 나와 중국 대사관에 도움을 청해보려 하지만 거기도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국 대사관에 찾아와 도움을 요청합니다. 남한 대사관들은 고민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기에 탐탁지 않았지만 받아 주기로 합니다. 강대진 참사관은 북한의 대사관 직원들을 받아주긴 했지만, 추후 귀국했을 때 발생할 문제를 걱정하며 밤사이 남몰래 북한 측의 여권으로 전향서를 작성하려 하지만 발각됩니다. 가뜩이나 신뢰하지 못하는 서로에게 더욱 큰 불신이 생겨 대립과 경계가 심해진 상태로 불편한 동거를 하는 와중에 뇌물로 겨우 구한 무장 경비 인력들이 도망칩니다. 더 이상 안전을 담보할 수 없어진 남측과 북측은 소말리아에서 탈출하기 위해 남한은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북학은 이집트 대사관으로 각각 도움을 요청해 보고 어느 쪽이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서로 탈출을 돕기로 약속합니다. 이집트는 탈출기는 없지만 북한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고 했고 이탈리아는 탈출기의 자리를 내어주기로 합니다. 한신성 대사는 북한측 인원에 난색을 표하는 이탈리아 대사를 설득하기 위해 전향 예정이라는 거짓말까지 하며 함께 탈출을 도모하는데 정성을 다합니다. 다시 대사관에 모인 남측과 북측은 각각 빌려온 차에 나눠 타기로 하고 책, 모래주머니 등을 차에 달아 최대한 안전하게 이탈리아 대사관으로 출발해 정부군과 반군의 총격전을 뚫고 최선을 다해 달립니다. 정부군은 반군의 차량인 줄 알고 각종 무기로 공격하고 반군은 그에 맞서 또 사격하면서 이탈리아 대사관까지 제시간에 가는 것을 힘들게 합니다. 심지어 반군이 아님을 증명해야 하는 흰 깃발마저 난리통에 떨어져 정말 죽음의 코앞까지 갔다 옵니다. 이탈리아 대사관 앞에는 남과 북의 차량과 이를 따라온 정부군과 반란군의 차까지 모여 이탈리아 대사관도 쉽게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고 그 와중에 북한 측의 사상자가 발생합니다. 소말리아의 정부군과 반란군은 소말리아에 고립된 사람들의 탈출을 위해 잠시 휴전 상태를 유지하고 이때 시민들과 각국의 대사관들은 무사히 탈출합니다. 수송기에서 요란하게 탈출을 축하하거나 울지 않습니다. 조용히 마지막 인사를 나누면서 헤어졌을 뿐입니다.

나의 감상평

액션은 생각보다 볼 게 없습니다. 차량 추격신은 액션이라고 할 만 하지만 이것을 제외하고는 액션이 나오는 장면이 거의 없습니다. 대신 영화에 나온 모로코의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사건의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제작한 영화다 보니 당시 실제로 있었던 일과 비교하는 것도 흥미진진합니다. 한신성 대사는 당시 강신성 대사를 림용수 북한 대사는 당시의 김용수 북한 대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에서는 2박 3일을 함께 한 것으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무려 12일이나 함께 동고동락했다고 합니다. 영화가 말하고 싶은 주제는 아니지만, 영화를 보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은 좋은 것만 보고 자라야 할 어린아이들이 무기를 들고 사람을 죽이는 것에 아무런 죄책감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람을 향해 총구를 겨누며 맑게 웃는 모습에서 털이 삐죽 섰습니다. 순수한 악일수록 더 잔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남과 북의 식상한 이야기에 질려 신파 없는 탄탄한 스토리의 영화를 찾는 분께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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